아이 돌봄센터 차량 운행을 위해 시작
한 연수 체험기몇 년 전, 아이를 어
린이집에 보낼 때만 해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이가 자라
면서 방과 후 돌봄센터 이용이 필요해
졌고, 그 과정에서 직접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일이 점점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다. 물론 대중교통으로도 충분히
다닐 수 있었지만, 시간과 체력 소
모가 만만치 않았다. 특히나 비 오는
날이나 미세먼지 심한 날에는 아이도
나도 진이 빠졌다. 자연스럽게 이제
는 내가 운전을 해야 할 때인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장롱 속에서
먼지만 쌓여가던 면허증을 꺼내 들었다
.장롱면허운전연수라는 단어는 이전까지
는 나와 무관한 단어였다. 하지만 아
이가 아침에 졸린 눈으로 힘겹게 우산
을 들고 나서는 모습을 보고 나니,
결심이 서지 않을 수 없었다.면허는
결혼 전에 따뒀지만 단 한 번도 제대
로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었다. 남
편도 네가 운전하겠다고 마음먹을 줄
몰랐다며 반신반의했다. 나 역시 두려
움이 컸지만, 아이를 위해 한 발 나
아가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장롱면허운
전연수 관련 후기를 이리저리 찾아보다
가, 여성 강사가 직접 교육하는 업체
를 선택했다. 처음 마주한 차량은 생
각보다 컸고, 시동을 거는 순간 손에
땀이 나는 걸 느꼈다.첫날은 차량
조작법과 간단한 골목길 운전부터 시작
했다. 강사는 내 불안한 표정을 보더
니 차분한 목소리로 천천히 해요, 처
음은 다 그래요라고 말해줬다. 그 말
이 그렇게 위로가 될 줄 몰랐다. 이
후 며칠간은 오전마다 2시간씩 연수를
받았다. 돌봄센터 근처의 실도로를
함께 달려보기도 하고, 아이가 등하원
할 시간을 고려해 비슷한 시간대에 맞
춰 연습하기도 했다.가장 긴장됐던 순
간은 학교 앞 횡단보도와 어린이 보호
구역이었다. 속도를 조절하고, 돌발상
황에 대비하는 연습을 반복하면서 실전
감각이 조금씩 생겨났다. 특히 주차
연습은 고비 중의 고비였다. 돌봄센
터 앞에는 공간이 넉넉하지 않아 한
번에 주차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강
사는 몇 가지 기준점을 알려줬고, 나
는 거울을 확인하고 핸들을 돌리는 법
을 몸에 익히기 위해 반복 또 반복했
다.연수 마지막 날, 혼자 차를 몰고
집 근처를 한 바퀴 돌고 돌아왔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장롱면허운전연수라는 이름이
주는 부담감은 있었지만, 오히려 그
만큼 변화를 의미하는 시간이었기에 더
욱 각별하게 느껴졌다.이제 나는 매일
아침 아이를 돌봄센터에 데려다주고,
저녁이면 데리러 간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는다. 물론 아직까지도 긴장되는
순간은 있다. 갑작스레 끼어드는 차량
이나 복잡한 골목길에서는 심장이 쿵쾅
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운전
대를 잡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지는 않
는다.내게 있어 장롱면허운전연수는 단
순한 운전 연습이 아니었다. 아이와
나의 일상을 바꾸는 능력 회복의 시작
이었고, 매일의 이동을 안전하게 만들
어준 든든한 기반이 되었다. 이제는
아이가 엄마 운전 멋져!라고 말해줄
때마다 흐뭇한 웃음을 짓게 된다.혹시
지금도 면허증을 서랍 깊숙이 넣어두
고 계신 분이 있다면, 한 번쯤 장롱
면허운전연수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보길
바란다. 나처럼 인생의 또 다른 계단
을 오를 준비가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분명한 건, 아이를 위한 시
작이었지만 결국 나 자신을 위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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