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육아로 잊고 지냈던 장롱면허
운전연수,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한 계
기 두 손은 부족했고, 두 발은 멀기
만 했다쌍둥이를 키운다는 건 매일이
작은 전쟁이었어요. 유모차 두 대,
기저귀 가방, 젖병 손은 두 개뿐인데
짐은 네 손으로도 부족하더라고요.
병원, 어린이집, 마트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대중교통으론 감당이 안 되었어
요. 그래서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장롱
면허를 꺼냈어요. 운전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나서기까지
는 시간이 걸렸어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선 내가 먼저 움직여야 했어요.
두려움보단 이유가 컸기에, 브레이크
보다 가속을 선택했어요첫 수업 날,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고 운전석에
앉았을 때 손이 떨렸어요. 의자부터
거울 각도까지 하나하나 조절하는 것조
차 낯설었죠. 장롱면허운전연수의 시작
은 그렇게 조심스럽게 다가왔어요. 강
사님은 제 긴장을 알아차리신 듯 조용
히 첫날은 차랑 친구 되는 날이에요라
고 말했어요. 그 말이 마음을 녹였어
요.둘째 날엔 실제 도로 주행을 시작
했어요. 놀이터 옆 도로, 횡단보도
앞, 신호 대기 중 아이들이 지나가는
걸 보며 실수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브레이크 감각을 반복적으
로 익히며 멈춰야 할 때와 가야 할
때를 몸으로 배워나갔어요. 장롱면허운
전연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각보다
판단이란 걸 알게 되었어요.셋째 날에
는 아이들 어린이집 루트를 따라 연습
했어요. 골목길 진입, 주차장 진입
각도, 교차로에서의 타이밍까지 모든
게 시험 같았어요. 특히 후진 주차는
자신 있었는데, 실제로 해보니 생각
보다 많이 틀어졌어요. 강사님은 틀려
도 괜찮아요. 틀렸을 땐 다시 맞추는
법도 배워야 하니까요라고 말했어요.
그 말이 마음 깊이 박혔어요.넷째
날은 마트 근처 주차 연습을 집중적으
로 했어요. 쌍둥이 태울 공간, 유모
차 내릴 공간 등을 고려해 어떻게 차
를 세워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었죠.
단순한 주차가 아니라 아이들을 중심에
둔 동선 설계가 되어야 했어요. 장
롱면허운전연수는 단지 운전을 가르치는
게 아니었어요. 저 같은 엄마가 실
제로 어떤 도로 위에 설 수 있는지를
안내해주는 과정이었어요.다섯째 날,
아이들을 데리고 드라이브 연습을 해
봤어요. 물론 강사님과 함께였죠. 조
수석에 앉은 강사님, 뒷좌석엔 두 아
이. 처음으로 진짜 가족을 태우고 달
린 날이었어요. 가슴이 벅찼고, 핸들
이 무거운 만큼 책임감도 무거웠어요.
아이들이 창밖을 보며 웃을 때, 연
수 받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운전은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안전
망이라는 걸 느꼈어요. 나는 엄마고,
동시에 운전자다장롱면허운전연수는 단
지 운전 기술을 익히는 훈련이 아니었
어요. 쌍둥이의 엄마로서, 내가 직접
아이들을 보호하고 이동시킬 수 있다
는 가능성을 찾는 시간이었어요. 유모
차 끌고 오르막길 오르던 나날이 이제
는 거울을 보며 조심히 후진하는 날들
로 바뀌었어요.아직도 운전할 땐 긴장
돼요. 하지만 그 긴장은 두 아이를
위해 존재해요. 장롱면허운전연수 덕분
에 나는 이제 누군가를 지킬 수 있는
속도를 낼 수 있어요. 그건 나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역할이고, 나는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싶어요.운
전은 선택이 아니었어요. 아이들 옆에
늘 있고 싶은 엄마의 본능이었어요.
그리고 나는 그 본능을, 실천으로
바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