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악몽을 뚫고, 퇴근길 정복기
14시간 장롱면허운전연수 체험운전
면허를 따놓고도 십 년 넘게 차 한
번 안 끌고 살았다. 언제나 핑계를
댔다. 바쁘다, 무섭다, 길을 모르겠
다. 하지만 결국 내 발목을 잡은 건
다름 아닌 출퇴근 거리였다. 대중교
통으로는 도무지 시간 낭비가 너무 컸
고, 마침 회사 근처에 주차장도 생겼
다. 그래서 결심했다. 더는 미루지
말자. 이번에는 정말로 운전을 배우자
. 내가 택한 방법은 11 맞춤형 장
롱면허운전연수였다. 첫날, 시동부터
진땀첫날은 오전 10시. 강사님이 미
리 도착해 주셨고, 조수석에서 보조브
레이크를 설치한 뒤, 차를 내게 맡기
셨다. 솔직히 말해 시동 거는 것조차
손이 덜덜 떨렸고, 기어를 P에서
D로 옮길 때부터 정신이 아득했다.
그런데 자, 이제 출발해요라는 말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동네 골목부터 빠
져나가는 데 15분이 걸렸고, 가속
페달은 공포 그 자체였지.첫날 목표는
차선 유지와 브레이크 감각 익히기.
그런데 주차장 나와서 100미터 정
도 주행한 후 정지선 앞에서 급정거.
강사님이 옆에서 괜찮아요, 누구나
그렇게 해요라며 웃어주셔서 숨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렇게 첫날은 동네 골
목 순환로 돌기만으로 2시간이 후딱
갔다. 둘째 날, 실전 같은 왕복 연
수둘째 날은 내가 앞으로 매일 다닐
퇴근길을 미리 연습해보자는 계획이었다
. 구간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시내
진입부터 정체 구간, 신호 많은 사거
리, 그리고 악명 높은 왕복 2차선
비보호 좌회전 구간.이때 강사님은 계
속 내게 반복해서 알려주셨다. 좌회전
은 1차로 진입, 기다릴 땐 정지선
살짝 전, 시야 확보되면 들어가요.
똑같은 말을 다섯 번은 들은 것 같지
만, 오히려 그게 좋았다.심지어 중간
에 한 번은 택시가 끼어들며 급정거
상황까지 발생. 너무 놀라서 브레이크
를 밟아야 하는데 오른발이 아예 얼어
붙어 움직이질 않았다. 강사님이 보조
브레이크로 멈춰주셨고, 괜찮아요,
이건 반사신경보다 경험으로 다져지는
거예요 하셨다.그날 밤, 돌아오자마자
복기하며 손글씨로 도로 그림을 그리
고, 좌회전 시야 확보 포인트를 다시
정리했다. 처음으로 내가 운전이라는
걸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 날이었다
. 장롱면허운전연수의 강도는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셋째 날, 주차라는
괴물누구나 말한다. 운전은 주차가 반
이라고. 나도 인정한다.마트 지하주차
장, 오피스텔 기계식 주차, 골목 평
행 주차. 이 세 가지가 내게는 전부
공포였다. 셋째 날은 이 세 구간을
반복해서 돌았다. 강사님은 전후진
감각을 익히기 위해 차를 거의 10번
넘게 뺐다 넣게 하셨다.특히 골목
평행주차는 차선이 없어서 거리 감각이
너무 어렵다. 오른쪽 사이드미러로
뒷바퀴가 보일 무렵 핸들을 꺾는 그
타이밍을 익히는 데만 거의 한 시간
반이 걸렸다. 하지만 한 번 감이 오
고 나니 무슨 일이든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넷째 날, 빗길 시야와 두
려움비 오는 날엔 운전 안 하는 게
낫다더니,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된
날이었다. 시야 확보가 어렵고, 와
이퍼 속도 조절과 김서림 방지까지 신
경 써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았다. 그
날은 강사님이 실전은 원래 다 이렇게
엉망이에요. 그래서 배우는 거예요라
고 하셨고, 그 말이 괜히 위로가 됐
다.특히 빗속에서의 차선 유지와 시야
확보, 속도 감각이 많이 떨어졌지만
, 강사님은 작은 칭찬을 아끼지 않으
셨다. 이 구간에서 이제 속도 줄이는
게 몸에 뱄어요. 그 말에 용기를
얻고, 다시 한번 돌고 또 돌았다.총
14시간의 장롱면허운전연수는 단순히
운전법만 배우는 시간이 아니었다.
나는 그 시간 동안 내 안에 있던 두
려움을 조금씩 벗겨냈고, 운전이라는
단어에 깃들어 있는 책임감과 집중력,
반복의 중요성을 체감했다.이제 더
이상 못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아직 익숙하지 않아요라고 말할 수 있
게 되었다. 운전석에 앉을 때마다 아
직은 심장이 조금 두근거리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연수받은 그 시간
들이 분명 나를 지탱해줄 거라는 걸.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강사님의
차분한 응원과 현실적인 조언들이었다
. 매일 20분이라도 운전대를 잡아요
. 운전은 감각이에요. 그 말, 매일
되새기고 있다.운전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무섭지 않다. 두려움을 이기
기 위해서는 한 걸음 내딛는 용기가
필요했고, 장롱면허운전연수는 그 첫걸
음이었다.이제 나는 내 차를 직접 끌
고 회사에 간다. 약간 서툴지만, 그
길은 이제 내 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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