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정력제도 팔아요"
카슈가르의 둥바자르가 현대적으로 정비돼 보지 못했던
옛 시장의 모습을 쿠처에서 만났다.
쿠처판뎬(飯店·호텔) 앞 대로인 톈산중루(天山中路)를 따라 당나귀 수레를 타고 부지런히 지나가는 사람들.수레에는 배추 포도 멜론 등의 채소와 과일은 물론 닭 토끼 등의 가축도 실려 있고 사람들만 소복이 타고 가는 수레도 적지 않다.
이들을 따라 시가지 끝부분에 이르자 와글와글한 재래식 농민시장 '우차썅'이 열렸다. 마침 이슬람의 금식월 축제인 라마잔헤이트를 앞둔 데다 금요일이라 더욱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한다.
보통 1주일에 한 번 장을 보기 때문에 주말이면 쿠처 인구(60만명)의 30~60%가 시장으로 몰려 나온다고 상인들은 전한다.
시장을 둘러보니 없는 게 없다.
옷만 해도 수백 가지요,음식은 밑반찬부터 양꼬치구이,양고기,빵의 일종인 '낭',향신료에 이르기까지 손꼽기도 벅찰 정도다.
손잡이가 달린 바구니에 과일을 담아온 농촌 아주머니,사람들을 모아놓고 강력접착제 사용법을 설명하는 노점상,즉석 생선튀김 장수와 옹기장수,옷장수,골목 하나를 다 차지한 양고기 장수들….좌판에 벌여놓은 잡화가게에선 무명 제약사에서 만든 한국산 정력제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과연 동서교역이 살아 있는 실크로드의 시장이다.
⊙ 서화동 기자 소개
한국경제신문에 근무중인 기자로서 2005년 중국서부극지대탐험에 참가한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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